3D 민주화와 제조기업의 콘텐츠화

by 최교식 기자

주요 제조 자동화 분야 가운데 하나인 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 산업은 반도체 및 FPD, 장비제조업체 등을 주요 수요처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급변하면서 이들 모션 컨트롤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글로벌 업체들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 모두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모션 업계의 고민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고민은 중국 업체들의 빠른 기술력 향상으로, 국내 모션 컨트롤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어딜 가도 중국의 모션 컨트롤 업체들과 부딪치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주요 수요처인 국내 반도체와 LCD 업계의 투자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모션 컨트롤 업체들이 올해도 역시 결코 쉽지 않은 시장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한 가지 고민은, 과거 어려운 기술로 여겨졌던 모션 컨트롤 기술이 이제 TV를 만지는 것처럼 쉬운 기술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업체들은 이제 단품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 자체를 제공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모션 컨트롤 업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포장,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등, 많은 산업분야에서 이러한 고민을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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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기업 올리버 와이만의 아드리안 슬라이워츠키 부회장은 모 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미디어’, ‘통신’의 융합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제조에서 콘텐츠로 한 단계 도약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왜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저절로 3D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과거에는 3D 기술의 상용화를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고객경험의 디지털화’라는 용어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스마트기기가 넘쳐나면서 세계의 작업자들은 iPAD나 태블릿 PC 등에 익숙해져있으며, 3D 가상현실은 트렌드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뢰성과 안전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플랜트의 제어시스템에서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장 플랜트에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감 가상세계(Immersive Virtual World)에 익숙한 새로운 작업자들은 하이 피델리티(High Fidelity) 가상 플랜트 시뮬레이션 기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뮬레이션은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이 제공하는 지식은 기술에 관련된 것일 뿐만 아니라, 행동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시뮬레이션 기술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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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가장 화두가 되고 있고, 필자도 자주 기사로 다루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나 Industry 4.0은 디지털 팩토리(Digital Factory)라는 콘셉트를 기저로 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중요한 트렌드는 전통적인 제조업에 IT기술을 결합해 기존의 공장을 인텔리전트한 스마트 공장으로 진화시켜나가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디지털이라는 용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전통적인 제조 기업들은 현재 이러한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해 자사의 전통적인 제조방식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나가느라 분주합니다.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제조자동화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글로벌 자동화 기업들 역시 자사의 소프트웨어에 3D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웹 툴로의 재구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동화 기업들이 제공하고 있는 웹 툴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일정한 위치에 저장된 프로젝트를 액세스 및 업데이트하고 동시에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때문에 버전 관리 문제가 줄어들고 프로젝트 파일을 서로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지는 큰 이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장비 제조업체들과 자동화 솔루션 공급업체들 간의 협업을 통해 장비의 총 설계, 개발 및 운송비용을 낮추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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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련의 포트폴리오 진화는 고객들에게 경험을 디지털화할 수 있게 해줍니다. 포스코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신 자산관리시스템을 구축했고,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해 초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해양 PLM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습니다. 국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이 두 기업의 행보는, 3D가 앞으로 기업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관련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3D를 통한 설계와 시뮬레이션과, 협업! 이것은 아드리안 슬라이워츠키 부회장이 얘기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미디어’, ‘통신’의 융합과 일맥상통합니다. 3D, 국내 제조 기업들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술 트렌드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3D 민주화가 이루이지는 시기가 제조 산업이 또 한 번 꽃을 피울 시기가 될 것입니다.

 

 

* 이글은 무인화기술의 최교식 기자 (cks@engnews.co.kr) 님께서 다쏘시스템코리아 블로그에 기고해 주신 글입니다. 최교식 기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