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산업에서 ‘3D’가 대세인 이유

by 청년의사 박기택 기자

 

최근 의수나 의족은 물론 인공장기까지 3D프린터로 제작해, 명실상부한 환자 개인 ‘맞춤형 의료’가 실현될 것이라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들을 접하면 3D프린터의 보급, 즉 3D프린팅 기술이 의료를 바꿔놓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죠. 물론, 3D프린터와 의료의 만남이 획기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만, 이미 의학을 포함한 헬스케어산업에서 ‘3D’가 대세가 된지 오래라는 점이 간과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LS

 

신대륙 발견처럼 3D프린팅 기술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의학과 제약 및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산업에서도 오래전부터 3D 기술을 주목하고 접목해 왔고, 최근 3D프린터가 등장하며 그 꽃이 더욱 화려해진 것이라고 보는 게 보다 정확하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보건의료분야에서의 3D 프린팅 기술의 쓰임과 잠재력에 대해선 이미 기사 등을 통해 많이 언급되고 있는 만큼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대신 헬스케어산업에선 어떻게 3D기술을 접목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생활 속 의료와 3D의 만남의 대표적인 사례를 꼽는다면, 태아 초음파 검사를 들 수 있습니다. 태아 3D 초음파 검사는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지만, 많은 예비 엄마 아빠들이 3D로 태아의 이목구비 등을 자세히 살펴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죠. 이처럼 의료분야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3D가 접목되고 있는 분야는 역시 영상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물론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CT(computed tomography) 등에 3D 기술이 접목돼 검사와 진단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영상의학 분야에서 3D기술의 도입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영상장비들이 기본적으로 CAD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를 3D로 전환시키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영상의학에서 ‘3D’ 접목은 볼거리를 위함이 아닌, 필수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병변 등을 단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확인함으로써 과거에는 보기 어려워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3D가 ‘사실’로 입증해 주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위암 검진을 받았어도 종양을 찾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위의 뒤쪽 부분에 종양이 있더라’라는 등의 불미스런 일들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죠.

 

3D 기술을 비단 검사 분야에서만 주목하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검사, 진단을 넘어 치료에까지 3D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근 의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로봇 수술’ 분야입니다. 수술용 로봇의 대표주자인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는 몸 안에 손 대신 로봇을 삽입해 수술하는 장비인데요. 다빈치를 이용한 수술은 로봇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자의 손떨림을 전달하지 않아 안전하고,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로봇 수술자는 10~15배 확대된 3D영상을 통해 수술시 주변의 신경, 혈관 등의 손상을 최소화합니다.

 

davinchi

 

최근에는 로봇 수술의 경쟁자(?)인 복강경 수술(전통적으로 복부에 큰 절개창을 열고 시행하는 개복 수술과 달리, 복부에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절개창)을 여러 개 내고, 그 안으로 비디오 카메라와 각종 기구들을 넣고 시행하는 수술 방법으로 ‘최소 침습 수술’이라고도 불립니다)에서도 3D 기술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 또한 화면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데, 이 때 의사가 3D안경을 쓰고 3D 화면을 보면서 수술을 하는 거지요. 대표적인 예가 최초로 내시경을 개발한 올림푸스의 3D 복강경 수술 시스템인 ‘엔도아이 플렉스 3D’입니다.

 

재밌는 점은 올림푸스가 비단 제품에만 3D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올림푸스는 다쏘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이용해 제조 관리에도 ‘3D’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3D를 기반으로 PLM(Plant Lifecycle Management) 전 부문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며,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자동차, 조선, 항공, 하이테크, 소비재, 건축, 의료 및 생명공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입니다. 올림푸스는 제품 수명 주기관리 등 품질관리와 급변하는 규제 환경에도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3D’가 검사, 치료는 물론 제조 및 품질관리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쳐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거지요.

 

올림푸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스웨덴의 임상 솔루션 전문업체인 일렉타(Elekta)사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규정 준수를 위한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렉타사의 사례를 언급한 이유는 국내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elekta

 

한국의 헬스케어산업, 제약 및 의료기기 기업들에게 미국 시장은 꿈의 무대입니다. 미국 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도 유명하지요. 미 FDA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허가 임상시험 규정은 물론,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까지 까다롭게 관리하고, 또 시시때때로 규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 진출을 시도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해당 국내 제약(또는 의료기기) 기업의 주가가 뛸 정도지요.

 

특히 국내 많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신약이나 의료기기를 내놓는 것 못잖게 힘들어하는 부분이 미 FDA의 강화되는 관리 규정을 쫓아가는 것입니다. 다쏘에서는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등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의 규정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미 몇몇 국내 제약 및 의료기기 기업들이 이를 도입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헬스케어산업은 상당히 보수적인 산업입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사람의 건강 또는 생명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상당히 늦고 변화도 빠르지 않습니다. 그런 보수적인 헬스케어산업에서도 3D가 대세가 된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이 많지 않았을 뿐이지요. 또한 이런 3D 대세는 앞으로도 더 확대 지속될 것입니다. 3D프린터의 발전과 다양한 첨단 솔루션들과 함께 말이죠.

 

 

*  이글은 청년의사의 박기택 기자님께서 다쏘시스템코리아 블로그에 기고해 주신 글입니다. 박기택 기자님 감사합니다!